2006년 설립, 교량시장 선도 기업
특허만 32개…AP 등 라인업 다양
콘크리트 거더 최초 고속도로 반영
누적실적 1115억원으로 ‘교량 5위’
“하이테크 EC기업으로 도약 목표”
세종포천고속도로 안성∼구리구간 장죽2교에 WPC거더를 설치 중인 모습. /사진: 이엔이건설 제공 |
[대한경제=정회훈 기자] 2006년 7월 설립된 이엔이건설㈜(대표 최철만)는 앞선 기술력으로 교량 시장을 선도하는 거더 전문 업체 중 하나다. 2020년을 전후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1년 회사 인수를 통해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한 뒤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30여년간 교량이라는 한우물만 판 베테랑 최철만 대표의 영업력과 정지용 부사장의 기획력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엔이건설은 편리한 제작(Easy making), 빠른 시공(quick N speed), 안전한 작업환경(safe Environment)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사명을 지었다. 이를 집대성한 제품이 바로 ‘WPC거더’다. 정식 명칭은 ‘WPC(Wide flange Prestressed Concrete) 박스거더 교량공법(건설신기술 제561호)’.
이엔이건설의 대표 거더인 WPC거더는 확폭플랜지를 갖춘 박스형 PSC(프리스트레스 콘크리트) 구조로 상ㆍ하부 응력값을 최적화해 단면효율을 증대시킨 공법이다.
이름 그대로 거더 상단부의 폭을 늘려 교량의 뼈대인 거더와 거더 사이를 근접하게 배치했다. 바닥판(슬래브)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락사고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거더 간 틈을 없앤 것이다. 이에 따라 하부에 별도의 안전시설물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공종의 단순화로 기존 공법 대비 공사기간(工期)도 훨씬 짧다. 또한, 형고가 낮고, 장경간(20∼55m) 시공이 가능해 전체 공사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경제적이면서도 안전하고 빠른 공법으로 소문이 나면서 시장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았다.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에 따르면 WPC거더의 누적 실적은 1115억원으로, 전체 12위이자 교량 분야 5위에 랭크됐다. 2018년 11월 신기술 보호기간이 만료됐지만, 이후에도 여러 사업에 적용되면서 베스트 셀러를 넘어 스태디 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까지 도로교에 300여건, 철도교에 60여건 적용됐다. 특히, 최근 들어 철도교에 적극 채택되고 있으며, 콘크리트 거더로는 최초로 고속철도(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5공구)에 반영되기도 했다.
이엔이건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WPC거더를 활용한 방음벽 전용거더를 비롯해 경제적인 I형 거더(AP거더), 보도교(SR브릿지), 강교(HS브릿지) 등의 다양한 특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 특허만 32개에 달한다.
2022년에는 종합건설업(토목) 면허를 추가 취득했다. 거더를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지난 9월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1공구(PSM교량)의 시공사로 선정되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회사의 강점인 R&D(연구개발) 부문을 살려 국책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과제인 ‘획기적 탄소저감형 방음벽 지주 및 방음터널 프레임 개발’을 단독으로 수행했고, ‘생산성 향상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혁신적인 터널 프리캐스트 라이닝 기술 개발’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로 한국도로공사가 주관기관으로 추진하는 ‘건설용 인발 성형 구조재의 구조물 적용기술 개발 및 수요산업 실증’에 공동연구기관으로 합류했다.
최철만 이엔이건설 대표는 “시장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기존 거더에 일반 토목, 시설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라면서, “이에 더해 프리캐스트 쪽으로도 확장시켜 궁극적으로 하이테크 EC(엔지니어링&컨스트럭션) 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회훈 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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